자유로운 영혼의 울 아들은 둘째다.
하고 싶은 일 하나에 꽂히면 그게 또 그리 열심히다.
너무 감사하게도 최근 독서록 이라는 과제에 꽂혔다.
독서록을 강요하면 주객이 전도되어 책 읽기마져 거부 할 까봐...
간단한 한 줄 소감문도 쓰게 하지 않았다.
책만 읽어도 기특한 녀석이 독서록까지...
아이고...감사합니다.
분명 처음에는 이런 마음이었다.
하지만....갈수록 참견이 하고 싶어진다.
글씨 좀 더 이뿌게 써라,
'슬퍼슬거같다'
가 아니라
'슬펐을 것 같다'
라고 써야 한다.
라는 기본적인 지적부터
'흑이도와좄다'
ㅡㅡ;;;
'흙이 도와주었다'
흙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도와 주었는지
강아지 똥이 왜 불쌍하며
슬펐으면 어떤 장면이 어떤 표현이 슬펐을지...
너무너무 참견하고 싶다.
하지만...오늘도 허벅지를 찌르고
어금니를 깨물며 참는다.
그런건 차차...고치면 돼...
그깟 맞춤법이 뭐라고
내용도 차츰 성숙해지고 구체적으로 표현 할 수 있겠지...
지금은 흥미를 잃지 않도록 칭찬을 더 많이 해주자!!!
독서록을 보면서 반사적으로 올라오는 욕심과
잔소리를 억누르며
궁디 팡팡 두드려 주었다.
"아이고...우리 아들 잘했네...."